누군가의 아침

2014. 12. 7. 02:01TH - LOG



반쯤 떠진눈으로 뜨거운 물을 올리고, 원두를 가는 소리에 정신이 조금은 돌아올때쯤 냉장고 야채칸에서 사과 하나를 꺼냈다. 무농약으로 키운 아빠의 사과는 껍질채 먹어야 제 맛, 다 갈린 원두의 향이 코끝을 자극할때쯤 베이글을 반으로 잘라 토스터기에 넣고 스프를 넣어둔 컵에 뜨거운 물을 따라본다. 퉁~ 조용한 정적을 깨며 다시 나타난 베이글엔 크림치즈를 척척 발라내 책상으로 가져온다. 사과 한 입, 베이글 한 조각, 그리고 스프 한 모금, 조금은 과 해 보이는 아침이 그렇게 정리 될때쯤 다시 한번 뜨거운 물을 올리고, 원두를 드리퍼에 탈탈 털어 천천히 뜨거운 물을 내리며 잘 부풀어 오른 커피빵을 보며 한쪽 입고리가 살짝 올라간걸 느낀다. 그렇게 아침을 시작 한다.